넌 나를 뚫어지게 봤어
난 "왜일까" 생각했어
너는 얘기했어
난 그렇게 느꼈어
'그동안 너무 수고했어 나 없어도 행복하게 살아' 아빠
세상의 인연이 어찌 인간에게만 있으랴
갓난아기도 부모 인연을 맺거늘
뱃속에 거두어 10개월 고통 없이도
우린 너를 만나 삶의 본질을 알았어
밥을 같이 먹을 때에도 잠을 같이
잘 때에도 너를 키우던 15년 결코
쨟지 않아
네가 수술하고 볼 때 그리고 마지막
숨을 거둘
엄마와 아빠는 일할 때에도 너의
배고픔을 걱정했어
더 잘해주고 더 예뻐해 주지 못해
미안해
단 한 번도 아프지 않아 병원 간 적이
없었거늘
마지막 너의 아픈 고통 이해 못 하고
무심했던 우리를 벌하고 용서해 줘
널 만나 우리는 너무 행복했어
새끼 때
왜 보는 거니, 잘 살고 있어 그러는 거야?
우리 이불속 삐삐
항상 같이 잤어 거 늘
볼일 보고 발을 혼자 닦고 오던 똑똑이
자 병원 가서 수술하자
그래야 좀 더 산데 의사선생님이
아픔의 시작
자궁축농증 대수술
넌 이때부터 정말 아팠어
일 끝나고 병원에 달려왔단다
아빠, 나 수술 끝났어 왜 이제 와?
빨리 집에 가자 그렇지 삐삐야
수술은 너무 잘 끝났어요 잘 먹이고
넘 애지중지해서
계속 관리하고 약도 때맞춰 주사기에
넣어 따뜻하게
주고 잘 때도 옆에 두고 수술한데
곪지나 않을까
오랫동안 신경을 너무 썼었거든요
근데 1년 뒤 드디어 올게 오고 맙니다
급작스럽게 몸이 안 좋아지는 거예요
출장 중에도 병원 전화 계속
오고 날씨도 추워지기 난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일어나지를 못하는 거예요
걷는 것도 기어서 걷고
무서운 생각하기도 싫은 최악의 증상을
애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걷지도 못하고
누워서 숨도 가쁘고
혀가 괴사가 되어 밖으로 나와요
혀 쨜려져 떨어지는 거예요
숨을 헐떡이다가 결국 숨을 안 쉬더라고요
집에서 이불에 고이 싸서 며칠 데리고
있다가 장례 장 미리 준비시켜 놓고
고이 장례 치러줬어요
서울 근교 장례식장
장례식이 오늘은 저희들 밖에 없었나 봐요
보내는 생명을 나무들이 외롭게
지켜주네요
추운 겨울이었어요
장례 비품들이 준비되어 있었어요
애들 보낸 부모들의 많은 메시지들
전부 볼 수가 없었어요
가슴 아프더라고요
장례 절차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과
장례지도사님이 친절하게 상담해 주세요
노랑 빨강 주황의 포스트잇과 펜들이
다 준비되어 있어요
마음을 담은 마지막 말 메모 적어서
꽂아주고 보고 다시 보고 했어요
하고 싶은 말은 "영원히 잊지 않을게"
였답니다
식구 들 적은 거는 마음이 아파
못 보겠더라고요
엄마는 피눈물을 흘립니다
잘 견뎌야 될 텐데 다가오는
시간을 곁에서 보는
것도 걱정이 됩니다
다른 분들의 글도 읽어 봤어요
'담에 세상에도 서로 만나서
한 가족이 되어서 살자'
엄마는 마지막을 보내는 애한테 적어요
자궁축농증 수술 후 회복실 인큐베이터
장례 화장 모습
보시고 싶으신 분만 보시기 바랍니다
(불편한 장면 컷편집을 해서 일부분만 올려봅니다)
우리 삐삐 마지막 가는길 화장 장례식
영하의 날씨에 힘든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식구들 모두 마음이 무거웠답니다
울엄니 우리들 위로하신다고 "새로운
애 데리고 오라"라고 하시네요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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